언니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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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0-11-22 03:00 조회1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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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파트너는 약속을 지켜 진료를 받고 갔다. 나도 그녀도 진료중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런 눈치도 주지 않았다. 일은 일 유흥은 유흥. 나는 나를 합리화 했다. 

 

일주일 후, 같은 학교 출신 모임에 가게 되었다. 장소는 새로 개업하는 횟집이었다. 주인은 선배들이 오랫동안 알고지내던 유명한 횟집 주방장이었다. 규모가 크진 않지만 깨끗한 곳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정식 오픈이 아니고 최종 점검같은 행사였다. 다른 손님은 받지 않았다. 우리 동문들만 테이블에 앉았다. 동문들이 모은 봉투와 꽃바구니를 주인에게 건넸다.

 

거기서 나는 내파트너를 다시 만났다. 파트너는 횟집에서 기모노 비슷한 옷을 입고, 서빙을 했다. 동시에 다른 직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폼이 매니저 열할을 하는 듯 했다. 이번엔 반갑게 인사했다.

 

- 원장님,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그날 메뉴는 랜덤이었다. 나는 무슨 고기인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동문 선배들은 새로운 접시가 나올 때마다 자신들의 지식을 자랑하고 주인의 채점을 기다렸다. 주인은 매번 후한 점수를 주고 칭찬했다. 특별히 추가 설명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진귀한 해산물들을 맛봤다. 탕국이 나왔다. 주인은 직원들을 모두 불러 일일이 인사시켰다. 가장 나이 많은 선배가 각각 팁을 주었다. 수고하셨는데 같이 앉아서 한잔들 하자고 했다. 테이블에 술잔이 부지런히 돌았다. 주인과 몇몇 직원들은 자리를 옮겨가며 잔을 돌렸다. 

 

파트너가 내 옆에 앉았다. 우리는 몇번 잔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파트너는 캐나다 국적이라고 했다. 가족들과 수퍼마켓을 했는데 잘 안되었고, 돈벌러 혼자 건너왔다고 했다. 마음이 짠 했다. 파란 계열의 쉐도우 화장이 잘 어울렸다. 눈이 선해 보였다.

 

주인은 자기가 사겠다고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파트너는 팔짱을 끼며 같이 가실거죠 하고 물었다. 알딸딸하게 기분이 좋았다. 파트너의 치맛속이 궁금해졌다. 같이 간다고 했다. 선배들은 대체로 중간에 택시를 타고 갔다. 중간 참 선배 한명, 그리고 나를 비롯한 비교적 젊은 동문 세명이 호프집에 앉았다.

 

동문들은 파트너와 내가 오랫동안 대화하는 걸 봤다고 했다.횟집에서 껄덕대냐고 농담을 했다. 나는 내환자라고 했다. 한 동문이 환자랑은 하는거 아니야~ 그거 하는 거 아니야 손을 저었다. 우리는 모두 웃었다.

 

주인과 직원들은 옷을 갈아입고 호프집으로 들어왔다. 맥주를 마시며 그룹을 만들어 왁자지껄 더들었다. 파트너가 내 옆으로 왔다. 특별히 파트너와만 대화하진 않았다. 주변 대 여섯명과 다양한 주제로 떠들었다. 동네 뉴스, 스포츠, 선거, 영화 등에 대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떠들었다. 파트너는 가끔 영어를 섞어가며 각종 주제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배운 여자 같았다.

 

하지만, 문제가 터졌다. 한동안 대화에 끼지 않고 조용하던 파트너가 갑자기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 원장님 ㅇㅇ맛이 그리워요. 오늘 또 먹고싶어요.

 

나는 당황했다. 하지만, 이내 내것이 에어간판처럼 부풀어 올랐다. 나는 파트너의 허벅지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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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옆 건물 치과 원장님은 유쾌한 분이다. 성향도 나와 비슷해서 만나면 편안함을 느낄수 있었다. 다만, 원장님은 너무 술을 사랑하신다. 식사 시작 전 구강소독용 스트레이트 석잔. 원장님의 트레이드 마크다. 원장님은 늘 빨간색 소주를 마신다. 나는 독한 술이 달갑진 않지만 원장님과 마시는 술은 달다.

 

그날의 만남은 원장님과 급 번개였다. 치과 문을 닫을 때쯤, 내게 전화해 저녁을 먹자고 했다. 나는 특별한 약속이 없어 콜 했다. 우리는 중간 건물에 있는 삼겹살 집에서 만났다. 6시 40분. 가게에 손님이 없었다. 원장님은 구강소독 석잔을 하고, 익지도 않은 삼겹살을 마구마구 입으로 밀어 넣었다. 삼겹살과 함께 소주도 같이 들어갔다. 원장님은 작정을 했는지 직접 냉장고에서 세병을 더 가져왔다. 금세 또 두병을 가져왔다.

 

- 사장님, 여기 이인분 더 주세요.

 

원장님은 급했다. 평소에도 주량이 남달랐지만. 그날은 한시간도 안되어 여섯병. 그중 한병 반만 내 몫이었다. 우리는 냉면을 먹고  7시 50분 가게를 나왔다. 우리가 나올 땐 가게에 손님이 꽉 찼다.

 

- 아이 좋다. 우리 어디 갈까요. 오늘 함 달립시다.

- 어디가죠?

- 노래방?

- 콜. 짧고 굵게.

 

나는 일찍 취했다. 알딸딸의 영역을 넘어섰다. 그분이 오셨다. 개님. 치마향기가 그리웠다.

 

- ㅇㅇ동에 가면 노래방 좋은데 많다던데, 가실래요?

- 콜!

 

우리는 택시를 타고, 가요주점이 몰려있는 동네로 이동했다. 택시 안에서 원장님이 내 손을 잡고 말했다.

 

- 오늘 넘니스 변호사 왔다갔어요. 육천 달래. 소송갈까 고민중이에요.

- 아...네.

 

원장님은 그 문제로 육개월을 시달렸다. 많은 동네치과에서는 복잡한 사랑니 발치를 하지 않는다. 우선, 노력에 비해 적은 보상이 주어진다. 그보다 더 실질적인 이유는 혹시라도 신경손상이 오면 사전에 거절하지 못한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이다.  보통 대학 병원에 의뢰한다. 원장님도 늘 그렇게 했다. 그러나 그 문제의 케이스는 복잡이라기 보단 단순에 가까웠다. 치아를 컷팅하지도 않았다. 하 치조신경은 여유있게 떨어져 있었다. 운이 없게도 설신경이 가까이 붙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뿐이다. 원장님은 하필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해야했다.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원장님 마음껏 즐기십시요.

 

나는 계단을 내려가기전 입구에서 웨이터 흉내를 내며 원장님을 위로했다. 처음 와보는 가요광장.

 

- 우리 노래 하러 왔는데요. 

- 이쪽으로 오세요.

 

가요광장은 80년대 스타일의 고풍스러운 업소였다. 잘못 들어왔나 싶었다. 매니저 언니는 나이가 있어보였다.

 

-  우린 잘 노는 이십대만 있어요. 어떻게, 두명 불러드릴까요? 술은 양주....맥주?

 

맥주는 짝 단위로 팔았다. 상의 끝에 도우미 두명을 부르기로 했다. 우리는 도우미들이 올 때까지 노래를 하지 않았다. 맥주를 마셨다. 병이 작아 금방 한짝이 끝났다. 또 한짝을 추가 했다. 그때 도우미들이 왔다. 이십대의 잘 노는 언니들.

 

- 헉

 

나는 도우미 한명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내 환자였다. 하필 그분이 내 파트너가 되었다. 내 기억으로 그분은 서른 다섯이 넘었다. 나를 모르는척 했다. 나도 모르는 척 했다. 우리 네명은 맥주를 함께 마시며 말달리자 류의 시끄러운 노래만 했다. 맥주 한짝을 또 추가했다.노래 몇 곡이 끝났을 때 원장님 파트너가 영업을 했다.

 

- 에이 오빠들 여기 만원짜리 몇장 붙여봐라. 우리 차비좀 하게. 혹시 아나 기분 좋으면 립서비스 해줄지.

 

나는 일어나 만원 두장을 붙였다. 다음 노래 끝나고 또 붙였다. 다음 노래에도 붙였다. 만원짜리가 더 이상 없었다. 오만원 짜리를 붙였다. 나는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호구가 되었다.

 

그래도 언니들은 약속을 지켰다. 우리들에게 립서비스를 해 주었다.나는 알딸딸한 기분만 기억난다. 무슨 서비스를 어떻게 받았는지는 장면 장면이 끊겨있다. 입속에 사정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언니들이 나갈 때 기억은 남아 있다. 립서비스가 끝나자 마자 언니들은 나갔다. 나가기 전에 내 파트너가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 원장님, 저 내일 모레 치과에 예약했는데. 그 때 봬요. 팁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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